쿼터 밖으로 밀린 철강 1톤에 평균 493달러가 붙는다
유럽연합이 초과분 세율을 25%에서 50%로 올렸다. 쿼터는 무게로 주는데 관세는 금액에 붙어서, 같은 1톤이라도 품목에 따라 관세가 5배까지 벌어진다.
유럽연합이 7월 1일부터 철강 수입 쿼터(quota)를 넘어선 물량에 50%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쿼터는 무게로 배분되는데 관세는 금액에 붙는다. 그래서 쿼터 안에 넣느냐 밖으로 밀리느냐로 갈리는 관세액이 품목마다 다르다. 이 글에서는 그 금액을 쿼터 1톤의 값이라 부르고, 톤당 단가에 초과분 세율 50%를 곱해서 구한다. 지난해 유럽연합이 한국에서 사들인 철강으로 계산하면 평균 493달러다. 가장 싼 품목과 가장 비싼 품목 사이는 5배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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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HS 4단위) — 값은 톤당 달러, 2025년 단가에 초과분 세율 50%를 곱한 것 | 한국산 | 한국 제외 수입 평균 |
|---|---|---|
| 열연강판 7208 | $365 | $319 |
| 냉연강판 7209 | $384 | $361 |
| 도금강판 7210 | $528 | $457 |
| 합금강 7225 | $550 | $695 |
쿼터는 무게로 주고 관세는 금액에 붙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6월 17일 채택한 규정 2026/1384가 7월 1일부터 적용됐다. 무관세로 들어갈 수 있는 총량은 연 1,830만 톤이다. 종전에 열어 두던 총량보다 약 47% 적다. 이 제도는 수입이 갑자기 늘 때 걸어 두는 긴급수입제한조치, 곧 세이프가드(safeguard)다. 대상은 30개 품목군이고, 쿼터를 넘긴 물량에는 50% 관세가 붙는다. 종전에 초과분에 매기던 세율은 25%였다.
집행위는 규칙 두 가지를 함께 뒀다. 하나는 수입자 쪽에 여유를 주는 것이다. 한 분기에 쓰지 않은 쿼터는 같은 해 다음 분기로 넘어간다. 다른 하나는 조인다. 수입자는 원료 철강을 처음 쇳물로 녹인 나라가 어디인지 서류로 입증해야 한다. 제3국에서 압연·도금 같은 가공만 거친 물량으로는 원산지를 바꾸지 못한다는 뜻이다.
관세 고지서를 받는 쪽은 유럽연합의 수입자다. 한국 수출기업이 세관에 직접 납부하지는 않는다. 다만 50%는 수입자가 조용히 흡수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그 분기의 쿼터가 다 소진되고 나면 수입자가 한국 공급사에 들고 오는 것은 단가를 깎아 달라는 요구이거나 선적을 다음 분기로 미루자는 제안이다.
쿼터 1톤의 값은 단가와 세율 두 가지가 정한다. 이번에 바뀐 것은 세율이다. 세율이 25%이던 때에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47달러였다. 단가가 그대로여도 세율이 두 배가 되면 이 값도 두 배가 된다. 무관세 총량이 47% 줄어든 것도 큰 변화지만, 밖으로 밀렸을 때 내는 관세가 두 배가 된 쪽이 실무에서는 먼저 체감된다.
493달러는 이렇게 나온다
계산에는 UN Comtrade에 실린 유럽연합의 수입 신고 자료를 썼다. 대상은 철강을 묶는 품목 분류(HS 72류) 가운데 이번 조치와 겹치는 16개다. 품목번호 앞 네 자리가 같은 것을 하나로 묶어 셌다. 2025년 한국에서 들어온 물량은 이 16개를 합쳐 337만 톤, 33억 2,600만 달러였다. 금액을 무게로 나누면 톤당 986달러가 나온다. 여기에 50%를 곱한 493달러가 쿼터 1톤의 값이다.
쿼터 1톤의 값 = (수입금액 ÷ 순중량) × 50%
쿼터 안으로 들어간 1톤은 493달러를 아끼고, 밖으로 밀린 1톤에는 493달러가 더 붙는다. 한국산 337만 톤은 유럽연합이 올해 전 세계에 열어 둔 1,830만 톤의 18.4%에 해당한다. 한국 혼자 쿼터의 5분의 1 가까이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얼마가 쿼터 안에 들어가는지는 국가별 배분량이 정하는데, 그 배분표는 확보하지 못해 계산에 넣지 못했다. 그래서 상한만 말할 수 있다. 337만 톤이 모두 밖으로 밀린다는 극단을 가정하면 관세는 16억 6,300만 달러다. 실제 부담은 쿼터 안에 들어간 물량만큼 이보다 작다.
물량 자체는 2024년 333만 톤에서 1.4% 늘었다. 반면 톤당 단가는 1,019달러에서 986달러로 3.2% 내렸다. 한국산은 물량을 지키는 대신 값을 내준 셈이다. 단가가 내리면 쿼터 1톤의 값도 함께 내려가므로 밖으로 밀렸을 때의 손실은 작아진다. 다만 그것은 애초에 덜 받고 팔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지 이득이 아니다.
| 세번(HS 4단위) | 품목 | 2025년 물량(천 톤) | 단가(USD/톤) | 쿼터 1톤의 값(USD/톤) |
|---|---|---|---|---|
| 7208 | 열연강판 | 1,288 | 730 | 365 |
| 7210 | 도금·피복 강판 | 1,086 | 1,055 | 528 |
| 7209 | 냉연강판 | 416 | 767 | 384 |
| 7225 | 기타 합금강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이상) | 231 | 1,100 | 550 |
| 7219 |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이상) | 183 | 2,233 | 1,117 |
| 7228 | 기타 합금강 봉·형강 | 36 | 1,150 | 575 |
| 7216 | 형강 | 32 | 871 | 435 |
| 7213 | 열간압연 봉강(코일) | 25 | 802 | 401 |
| 7220 |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미만) | 19 | 3,658 | 1,829 |
| 7214 | 기타 봉강 | 15 | 867 | 434 |
| 7229 | 기타 합금강 강선 | 14 | 2,558 | 1,279 |
| 7212 | 도금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미만) | 11 | 1,694 | 847 |
| 7217 | 강선 | 9 | 2,314 | 1,157 |
| 7211 |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미만) | 4 | 1,699 | 850 |
| 7227 | 기타 합금강 봉강(코일) | 2 | 1,029 | 515 |
| 7226 | 기타 합금강 평판압연제품(폭 600밀리미터 미만) | 2 | 999 | 500 |
열연 1톤과 스테인리스 1톤은 같은 1톤이 아니다
품목별로 나눠 보면 값이 크게 흩어진다. 물량이 가장 큰 열연강판(HS 7208)은 톤당 730달러여서 쿼터 1톤의 값이 365달러다. 도금·피복 강판(HS 7210)은 톤당 1,055달러여서 528달러가 된다. 폭 600밀리미터 이상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HS 7219)은 톤당 2,233달러여서 1,117달러다. 가장 높은 것은 폭 600밀리미터 미만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HS 7220)으로, 톤당 3,658달러에 1,829달러가 붙는다. 열연강판의 5배다.
쿼터는 품목군별로 따로 열린다. 열연에 배정된 몫을 스테인리스로 돌려 쓸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위 숫자는 품목을 갈아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1톤이 품목마다 얼마나 다른 무게를 갖는지 보여 주는 값이다. 열연 1만 톤이 쿼터 안에 들어가면 365만 달러가 절약되고, 같은 1만 톤이 폭 600밀리미터 미만 스테인리스강이라면 1,829만 달러가 절약된다. 실제로 손댈 수 있는 것은 같은 품목군 안에서 어느 두께·폭을 먼저 보낼지, 그리고 언제 실을지 두 가지다.
분기 이월 규정은 이 판단을 한 번 더 어렵게 만든다. 앞 분기에 남은 쿼터가 뒤로 넘어오는 것 자체는 유리하다. 문제는 남길 물량이 없을 때다. 연초에 값싼 규격으로 쿼터를 서둘러 채우면 넘길 것이 없고, 하반기에 값비싼 규격이 밖으로 밀린다. 쿼터 소진 속도를 무게가 아니라 금액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산 1톤이 더 비싼 1톤이다
한국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도 같은 단위로 잴 수 있다. 한국과 세계 양쪽 모두 통계에 무게가 기록된 13개 품목으로 좁히면, 한국산 단가는 톤당 916달러이고 유럽연합이 한국 아닌 나라에서 사들인 같은 품목의 단가는 810달러다. 한국산이 13.0% 비싸다. 쿼터 1톤의 값으로 옮기면 458달러 대 405달러다. 앞의 493달러와 숫자가 다른 것은 비교 가능한 13개 품목만 놓고 다시 계산했기 때문이다. 같은 1톤이 밖으로 밀려도 한국이 더 크게 잃는다.
반대인 품목도 있다. 폭 600밀리미터 이상 기타 합금강 평판압연제품(HS 7225)에서는 한국산이 톤당 1,100달러, 나머지가 1,390달러다. 이 품목에서는 한국이 싼 쪽이라 쿼터 1톤의 값도 550달러로 나머지의 695달러보다 낮다. 비싸게 파는 것이 이 제도 아래에서는 늘 유리하지만은 않다. 값이 쌀수록 밖으로 밀렸을 때 무는 돈도 적기 때문이다.
비싸게 받아 온 대가가 얼마나 작은지도 같은 단위로 드러난다. 톤당 916달러와 810달러의 차이인 106달러가 한국이 1톤을 팔 때마다 더 받는 돈이다. 그런데 그 1톤이 쿼터 밖으로 밀리면 458달러가 붙는다. 106달러의 4.3배다. 한 톤이 밖으로 밀릴 때마다, 네 톤 넘게 비싸게 팔아 벌어 둔 웃돈이 지워진다.
이 계산이 한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2025년 유럽연합이 철강(72류) 전체를 사들인 금액을 나라별로 보면 중국이 47억 4,200만 달러, 튀르키예가 42억 8,200만 달러, 한국이 38억 3,600만 달러로 세 나라가 촘촘히 붙어 있다. 앞에서 쓴 33억 2,600만 달러는 같은 해 한국산 가운데 이번 조치와 겹치는 16개 품목만 더한 값이라 이보다 작다. 쿼터가 좁아지면 이 세 나라가 같은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같은 계산법을 다른 시장에 옮긴 사례로는 미국 시장의 한국·일본 단가 갭과 관세와 운임이 자리를 바꾸는 지점이 있다.
다음 선적 전에 정할 것
첫째, 영업·구매 담당은 자사 품목의 쿼터 1톤 값을 직접 계산한다. 최근 선적분의 송장 금액을 순중량으로 나누고 50%를 곱하면 끝난다. 이 값이 평균 493달러보다 크게 높다면, 단가를 몇 달러 더 받는 것보다 쿼터 안에 들어가는 쪽이 급하다.
둘째, 물류 담당은 분기 초 선적 배치를 다시 짠다. 쿼터는 분기 단위로 열리므로, 값이 큰 규격을 분기 앞쪽에 몰고 값이 낮은 규격을 뒤로 미루는 편이 유리하다.
셋째, 품질보증 담당은 원료 철강을 어디서 녹였는지 증명할 서류를 이번 분기 안에 정비한다. 수입자가 이 서류를 갖추지 못하면 쿼터 자체를 쓸 수 없다. 앞서 말한 "쇳물로 녹인 나라"는 서류에서 대개 용해·주조 국가로 적힌다. 국내 제강사에서 받는 시험성적서에 그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 계산의 한계
수치는 UN Comtrade의 유럽연합 수입 신고 기준이며 2026년 8월 7일에 받았다. 대상은 HS 72류 16개 품목이다. 조치가 걸린 30개 품목군은 품목번호를 여덟 자리까지 쪼개서 정의돼 있어 네 자리로 묶은 이 계산과 범위가 완전히 같지는 않고, 강관처럼 73류에 들어가는 품목은 계산에서 뺐다.
무게가 없거나 0으로 신고된 행은 단가 계산에서 제외했다. 한국산 16개 품목은 모두 무게가 기록됐지만 세계 전체 집계에서는 3개 품목이 빠져, 한국과 세계를 맞대는 비교는 13개 품목으로만 했다. 폭 600밀리미터 이상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HS 7219)이 그런 경우다. 한국산 무게는 기록돼 있어 앞의 1,117달러는 그대로 유효하고, 세계 쪽 무게가 없어 한국과 세계를 맞대는 비교에서만 빠졌다.
국가별 쿼터 배분량은 이 계산에 넣지 않았다. 품목군별 배분표를 1차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문의 값은 쿼터 밖으로 나간 1톤에 붙는 금액이지, 몇 톤이 밖으로 나가는지를 말해 주지는 않는다. 2025년 통계는 사후 수정될 수 있고, 세율과 쿼터 총량도 시행 이후 바뀔 수 있다.
자사 품목번호와 수출 시장을 입력하면 위와 같은 계산을 무역 데이터 서비스 코링커에서 바로 돌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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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UN Comtrade — 유럽연합(EU-27)의 한국산 철강 수입, HS 4단위 19개 세번, 2024~2025년 금액·순중량 · UN Comtrade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 — 파생 집계 공표 시 출처 표기, 원본 대량 재배포 금지톤당 단가는 primaryValue 를 netWgt 으로 나눈 값. 한국산 16개 세번 모두 순중량이 잡혔다
- 2.UN Comtrade — 유럽연합(EU-27)의 전 세계 철강 수입, 같은 19개 세번, 2024~2025년 금액·순중량 · UN Comtrade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 — 파생 집계 공표 시 출처 표기, 원본 대량 재배포 금지한국 제외 평균은 세계 합계에서 한국분을 뺀 뒤 다시 나눈 값. 순중량이 없는 3개 세번은 비교에서 제외
- 3.UN Comtrade — 유럽연합(EU-27)의 철강(HS 72류) 수입액, 상대국별 2024~2025년 · UN Comtrade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 — 파생 집계 공표 시 출처 표기, 원본 대량 재배포 금지중국·튀르키예·한국·베트남 금액 비교용. 류 단위 집계라 순중량은 제공되지 않는다
- 4.European Commission Access2Markets — New EU safeguards on steel imports from third countries (규정 (EU) 2026/1384, 2026년 7월 1일 적용, 무관세 총량 연 1,830만 톤, 초과분 50%, 30개 품목군, 분기 미사용분 이월, 용해국 증빙 의무) · European Commission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European Commission 재사용 결정 2011/833/EU — 출처 표기 조건 재사용 허용집행위 1차 안내문. 제도 요건과 총량·세율의 근거
- 5.Regulation (EU) 2026/1384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7 June 2026 (철강 과잉생산 대응 조치 규정 원문) · Publications Office of the European Union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EUR-Lex 재사용 고지 — 출처 표기 조건 재사용 허용법령 원문 소재. 본문에 인용한 요건 수치는 집행위 Access2Markets 안내문에서 확인했다
- 6.KOTRA 해외시장뉴스 GIM — EU 철강 과잉생산 대응무역조치 규정(안): 초과분 관세율 현행 25%에서 50%로, 무관세 쿼터 2024년 대비 47% 축소 · KOTRA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 표기, 상업적 이용 및 변경 금지 조건 확인 후 인용종전 세율 25% 의 근거. 2025년 10월 8일 규정안 단계 자료이며 최종 규정의 총량·품목군 수는 집행위 안내문으로 교차 확인했다
- 7.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정부, EU 철강 수입쿼터 강화 대응 (산업통상부 대응 방침, 쿼터 47% 축소·초과분 세율 인상)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2026년 8월 7일 조회라이선스: 공공누리 제1유형 — 출처 표기 조건 자유 이용2025년 10월 10일 자. 한국을 유럽연합의 주요 철강 공급국으로 적시. 이 글은 축소율만 인용했고 세율은 KOTRA 자료를 따랐다
표지 사진 Morteza Mohammadi · Unsplash
계산 방식과 데이터 처리 규칙은 방법론에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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