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반덤핑관세를 건 두 나라가 역외 공급의 92%였다
유럽연합이 8월 11일부터 한국·멕시코산 테레프탈산에 반덤핑관세를 물린다. 두 나라는 EU가 역외에서 사들이는 물량의 92.0%를 댄다. 바꿔 탈 공급선이 없는 시장에서 이 관세는 누가 부담하게 되는가.

유럽연합이 8월 11일부터 한국산 테레프탈산에 반덤핑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세율은 생산 기업에 따라 0%, 6.1%, 13.3%로 갈린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먼저 봐야 할 숫자는 자기 회사 세율이 아니다. EU가 역외에서 사들이는 테레프탈산의 92.0%가 이번에 관세를 맞은 두 나라, 한국과 멕시코에서 왔다. 한 나라가 전량을 대면 10,000이 되는 공급선 집중도 지수로 재면, 이 쏠림은 2021년 2,868에서 2024년 4,771로 1,903 올랐고 대체할 공급선은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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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HHI(역외 공급선) (index) |
|---|---|
| 2019 | 6,236 |
| 2020 | 5,904 |
| 2021 | 2,868 |
| 2022 | 4,784 |
| 2023 | 4,655 |
| 2024 | 4,771 |
관세는 역외 공급의 92.0% 앞에 걸렸다
집행위원회 이행규정 (EU) 2026/1904은 2026년 8월 7일 채택돼 8월 10일 관보에 실렸고 그다음 날 발효했다. 대상은 순도 99.5% 이상의 테레프탈산이다. 품목번호 2917 36 00 전체가 아니라 그 안의 일부만 대상이다. 이럴 때 EU 는 번호 앞에 ex 를 붙여 일부라는 뜻을 표시하고, 규정도 ex 2917 36 00 으로 적은 뒤 세부 번호 TARIC 2917 36 00 11 을 따로 지정했다. 확정 세율은 삼남석유화학과 한화임팩트가 6.1%, 그 밖의 한국 수출자가 13.3%, 멕시코는 전 기업 24.1%다. 태광산업은 덤핑이 인정되지 않아 관세 적용에서 빠졌다.
제소는 2025년 6월 30일 벨기에의 INEOS Aromatics 한 곳이 냈다. 규정은 이 회사가 EU 역내 테레프탈산 생산에서 차지하는 몫을 정확한 값 대신 27%에서 47% 사이라는 구간으로만 적었다. 조사는 2025년 8월 13일 개시됐고 조사대상기간은 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다.
흩어졌다 다시 모인 3년
공급선이 몇 곳에 몰려 있는지는 점유율을 제곱해 더한 지수로 잰다. HHI = Σ(상대국 점유율)² 이고, 점유율은 EU가 역외에서 들여온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한 나라가 전량을 공급하면 100의 제곱, 곧 10,000이 나온다. 여러 나라가 고르게 나눠 가질수록 낮아진다.
2021년의 EU 역외 공급선은 한국 38.9%, 멕시코 29.3%, 중국 21.8%로 세 갈래였다. HHI는 2,868이었다. 2024년에는 한국 61.5%, 멕시코 30.5%, 중국 7.7%가 됐고 HHI는 4,771로 올랐다. 3년 사이 1,903 상승이다. 그사이 실제로 줄어든 것은 중국산이다. 금액으로는 2021년 5,944만 달러에서 2024년 3,036만 달러로 빠졌다.
여기까지는 공급선이 다시 좁아졌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시야를 5년으로 넓히면 방향이 뒤집힌다. 2019년 HHI는 6,236이었고 당시 한국과 멕시코 두 나라가 역외 공급의 99.8%를 차지했다. 지금의 92.0%는 그때보다 오히려 낮다. 2021년은 중국산이 한 해 들어왔다 빠진 예외적인 해였고, 시장은 원래 자리로 돌아온 쪽에 가깝다. 이 품목의 EU 역외 조달은 구조적으로 한국과 멕시코 두 축이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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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선 — 괄호는 2024년 수입 신고단가, 싼 순서로 나열 | 관세 얹은 착지단가 (USD/kg) |
|---|---|
| 중국 (0.865) | 0.922 |
| 멕시코 (0.871) | 1.081 |
| 태광산업 (0.892) | 0.892 |
| 삼남·한화 (0.892) | 0.946 |
| 그 밖 한국 (0.892) | 1.010 |
가장 싸던 공급선이 가장 비싸진다
관세는 신고가격에 붙는다. 그래서 실제로 무엇이 싸졌고 비싸졌는지는 관세까지 물고 난 뒤의 무게당 값, 곧 착지단가로 봐야 한다. 2024년 EU 수입 통계의 무게당 신고단가는 한국산 0.892, 멕시코산 0.871, 중국산 0.865 USD/kg이다. 여기에 각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얹는다. 한국과 멕시코는 협정세율이 0%라 반덤핑관세만 더해지고, 중국은 협정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MFN세율 6.5%를 문다. 그래서 이번 조치 직전의 착지단가는 멕시코산 0.871, 한국산 0.892, 중국산 0.922 순이었다.
조치 뒤에는 이 순서가 뒤집힌다. 가장 쌌던 멕시코산이 1.081 USD/kg로 가장 비싸진다. 한국산은 6.1% 구간이 0.946, 13.3% 구간이 1.010이다. 중국산은 세율이 하나도 바뀌지 않아 0.922에 그대로 남고, 그 자리에서 두 번째로 싼 공급선이 된다. 중국산보다 낮은 것은 적용에서 빠진 태광산업의 0.892 하나뿐이다.
바이어 입장에서 이 순서는 재계약 검토표가 된다. 최저가는 여전히 한국에 있다. 태광산업 하나가 그렇다. 그 한 곳을 빼면 같은 한국산 안에서도 0.946과 1.010으로 갈려, 어느 나라 물건인지만으로는 값을 알 수 없다. 13.3% 구간에 걸린 한국 공급자를 쓰던 바이어라면, 6.1% 구간으로 옮길 때 착지단가가 1.010에서 0.946으로, 중국산으로 옮길 때는 0.922로 내려간다. 삼남석유화학과 한화임팩트가 협상에서 방어해야 할 폭은 0.946과 0.922의 차이, 킬로그램당 0.024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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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 | 덤핑마진 (%) | 피해마진 (%) | 확정 관세율 (%) |
|---|---|---|---|
| 삼남석유화학 | 6.1 | 29.7 | 6.1 |
| 한화임팩트 | 6.1 | 29.7 | 6.1 |
| 그 밖의 한국 | 13.3 | 45.2 | 13.3 |
| 멕시코 전체 | 75.5 | 24.1 | 24.1 |
관세율은 잘못의 크기가 아니다
멕시코 24.1%는 한국 6.1%의 네 배다. 멕시코가 네 배 더 심하게 덤핑했다고 읽기 쉽지만 규정 본문은 반대를 말한다. 확정 덤핑마진은 멕시코가 75.5%, 한국 삼남·한화가 6.1%, 그 밖의 한국이 13.3%다. 피해마진은 한국 삼남·한화 29.7%, 그 밖의 한국 45.2%, 멕시코 24.1%로 순서가 정반대다.
EU는 두 마진 중 낮은 쪽을 관세율로 삼는다. 그래서 멕시코는 피해마진 24.1%에, 한국은 덤핑마진 6.1%와 13.3%에 각각 묶였다. 세율이 낮다는 것은 덤핑이 작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상대 산업이 입은 피해가 작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두 나라의 숫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만들어졌다. 조사 과정에서 EU는 한국산이 조사대상기간에 역내 산업의 판매가격을 밑돌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피해마진이 29.7%로 나오는 것은, 피해마진의 비교 대상이 역내 산업의 실제 판매가격이 아니라 피해를 입지 않았을 때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세율을 정하는 것은 서류다
개별 세율은 자동으로 붙지 않는다. 규정 제1조 제4항은 회원국 세관에 유효한 상업송장을 내야 개별 세율이 적용된다고 정한다. 송장에는 규정이 정한 문구가 그대로 들어가야 한다. 그 문구에는 서명자의 이름과 직위, 제조사 이름과 주소, TARIC 부가코드가 함께 담긴다. 문구가 빠지면 6.1%가 아니라 13.3%가 매겨진다. 세율 차이 7.2%p가 통관 서류 한 줄에 달려 있는 셈이다.
낮은 세율을 서류에 매다는 설계는 이번 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폴리실리콘에 걸어 둔 최저수입가격도 증빙을 냈는지에 따라 세율이 갈린다. 유럽연합이 철강 쿼터를 톤으로 배분했을 때도 공표된 것은 물량이었지만 실제로 갈린 것은 품목별 관세 금액이었다. 낮은 세율은 권리가 아니라 증빙의 결과다.
다음 선적 전에 확인할 세 가지
구매·수출입 담당은 다음 선적 인보이스에 제1조 제4항 문구가 원문 그대로 들어갔는지 대조한다. 번역하거나 요약하면 안 되고 TARIC 부가코드가 회사 것과 맞아야 한다.
수출 담당은 잠정관세가 걸려 있던 기간의 통관분 정산을 8월 안에 수입자와 맞춘다. 잠정관세는 2026년 4월 10일 이행규정 (EU) 2026/801로 부과됐는데, 확정 전까지는 세금을 걷지 않고 담보만 잡아 둔다. 이번 규정 제2조는 그 담보를 확정징수하되 확정 세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풀어 준다.
조사대상기간에 EU 수출 실적이 없던 기업은 제3조의 신규 수출자 편입 요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한다. 조사대상기간에 수출한 적이 없을 것, 조치 대상 기업과 관계가 없을 것, 실제로 수출했거나 취소할 수 없는 수출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이 계산의 한계
집계에 쓴 UN Comtrade 데이터는 HS 2917.36 전체다. 규정 대상은 순도 99.5% 이상(TARIC 2917 36 00 11)이라 그보다 좁다. 저순도 물량이 섞여 있을 수 있다.
HHI는 EU가 27개 회원국분을 합쳐 신고한 수입 통계에서 역외 상대국 금액만 골라 계산했다. 역내 거래는 뺐다. 2024년 EU가 신고한 총수입 6억 4,323만 달러 가운데 역외분은 3억 9,246만 달러로 61.0%다. 나머지는 역내 거래로 기록된 물량이다. 한국에서 들어온 물건이 한 회원국에서 통관된 뒤 다른 회원국으로 옮겨 가면 그 두 번째 이동은 역내 거래로 잡힌다. 목록에서 빠진 역외 공급선이 있는지는 2023~2024년을 대상으로 30개국을 추가 조회해 확인했고, 홍콩·스위스·인도네시아를 합쳐도 3천 달러에 못 미쳤다.
착지단가는 국가별 평균 신고단가에 세율을 얹은 값이다. 기업별 신고단가는 무역통계로 알 수 없어 한국의 세 구간에 같은 평균단가를 적용했다. 여기 쓴 협정세율 0%는 UNCTAD TRAINS 에 수록된 가장 최근 연도인 2021년 기준이고, MFN세율 6.5%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같았다. 중국산에는 이번 규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제1조 제1항)에 근거해 MFN세율만 적용했고, 같은 품목에 다른 조치가 걸려 있는지는 1차 데이터베이스로 확인하지 못했다.
수출국과 수입국의 신고가 크게 어긋난다. 2024년 한국은 EU 27개국으로 4억 8,446만 달러를 수출했다고 신고했는데 EU는 한국에서 2억 4,130만 달러를 수입했다고 신고했다. 두 배 차이라 원인을 특정하기 전까지 한국 신고분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관세율은 2026년 8월 20일 조회 기준이고, 반덤핑관세는 통상 5년간 적용되며 중간재심·일몰재심으로 바뀐다. 2024년 무역통계는 사후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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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EU 관보 — 집행위원회 이행규정 (EU) 2026/1904, 대한민국·멕시코산 테레프탈산에 대한 확정 반덤핑관세 부과 및 잠정관세 확정징수 (2026-08-07 채택, OJ L 2026-08-10) · European Commission / Publications Office of the EU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 관보 — 재사용 허용(Decision 2011/833/EU), 출처 표기제1조(품목 범위·기업별 세율·태광산업 적용 배제·상업송장 조건), 제2조(잠정관세 확정징수), 제3조(신규 수출자 편입 요건), 이유문단 (2)(3)(4) 제소인과 절차 일정, (86)(152)(188)(189) 덤핑마진·피해마진·확정세율표. 원문은 EU 출판국 Cellar 서비스에서 취득
- 2.UN Comtrade — EU-27 및 대한민국 리포터, HS 2917.36 연간 수출입 (2019~2024) · United Nations Statistics Division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 — 파생 집계 공표 시 출처 표기, 원본 대량 재배포 금지공급선별 수입금액·순중량. 역외 상대국 누락 점검용 30개국 추가 조회, 회원국 리포터 10개국 교차 확인 포함
- 3.World Bank WITS — UNCTAD TRAINS, EU 적용관세 (HS 2917.36) · World Bank / UNCTAD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World Bank Terms of Use — 출처 표기 조건 재사용 허용MFN 단순평균 6.5%(2021~2023 동일), 한국·멕시코 특혜세율 0%. TARIFFTYPE=MFN / PREF 로 구분 확인
- 4.EU 관보 — 집행위원회 이행규정 (EU) 2026/801, 대한민국·멕시코산 테레프탈산에 대한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 (2026-04-10) · European Commission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 관보 — 재사용 허용(Decision 2011/833/EU), 출처 표기잠정관세 부과 근거 규정. 이행규정 2026/1904 이유문단 (4)와 제2조가 참조하는 규정
- 5.EU 관보 — 집행위원회 이행규정 (EU) 2025/2013, 테레프탈산 수입 등록 조치 (2025-10-08) · European Commission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 관보 — 재사용 허용(Decision 2011/833/EU), 출처 표기조사 기간 중 수입 등록 의무. 이행규정 2026/1904 이유문단 (3)이 참조
- 6.EU 관보 — 대한민국·멕시코산 테레프탈산 반덤핑 조사 개시 공고 (OJ C, C/2025/4539, 2025-08-13) · European Commission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 관보 — 재사용 허용(Decision 2011/833/EU), 출처 표기조사 개시일과 조사 범위. 이행규정 2026/1904 이유문단 (1)이 참조
- 7.EU 기본규정 — 유럽의회·이사회 규정 (EU) 2016/1036 (반덤핑 기본규정) · European Parliament and Council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 관보 — 재사용 허용(Decision 2011/833/EU), 출처 표기제9조 제4항(확정관세 부과와 소액관세원칙), 제5조 제4항(제소 적격), 제7조 제2항(관세 수준 결정)
- 8.European Commission — Trade defence measures 안내 (반덤핑 조치의 종류와 적용 기간) · European Commission · 2026년 8월 20일 조회라이선스: European Commission 재사용 정책 — 출처 표기확정 반덤핑조치의 통상 적용 기간(5년)과 중간재심·일몰재심 제도 설명
표지 사진 Life-Of-Pix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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