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FTA 개선 협상, 태국에서 한국산이 경쟁국보다 관세를 더 무는 수출은 4억 6,317만 달러다
태국이 한국산에 매기는 세율이 중국산과 일본산 가운데 적어도 한쪽보다 높은 품목은 158개다. 한국산보다 낮은 세율을 받는 쪽은 대개 일본산이다.
한국과 아세안이 9월 28일부터 싱가포르에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AKFTA) 개선 제2차 협상을 열고 있다. 정부가 보도자료에서 꼽은 협상 분야는 디지털·핵심광물·지식재산권·원산지 절차 같은 규범이고, 관세 인하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태국 시장을 품목별로 보면 한국산이 중국·일본산보다 관세를 더 무는 품목이 아직 남아 있다. 태국이 한국산에 매기는 세율이 중국산과 일본산 가운데 적어도 한쪽보다 높은 품목은 158개이고, 이 품목의 2025년 대태국 수출은 4억 6,317만 달러로 전체의 5.78%다. 가장 낮은 경쟁국 세율과 견주면 한국산이 한 해에 3,037만 달러를 더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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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S 류 | 2025년 수출액 (백만 달러) |
|---|---|
| 85 전기기기 | 132.12 |
| 72 철강 | 124.06 |
| 84 기계 | 54.93 |
| 87 자동차 | 32.74 |
| 23 사료 | 32.08 |
| 그 밖의 류 | 87.24 |
보도자료가 꼽은 협상 분야에 관세는 없다
산업통상부는 9월 28일 보도자료에서 제2차 협상이 10월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한-아세안 FTA는 2007년 상품무역협정이 발효된 뒤 약 20년 만에 본격적인 개선에 들어갔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서 개선협상 개시를 선언했고, 6월에 제1차 협상을 열었다.
이번 협상에서는 13개 분과가 분야별 규범을 논의한다. 보도자료가 이름을 든 분과는 핵심광물·공급망, 디지털, 지식재산권, 원산지 절차다. 목표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처럼 양측이 이미 참여한 협정보다 높은 수준의 통상규범을 들었다. 관세를 얼마나 더 내릴지에 관한 언급은 보도자료에 없다. 13개 분과 가운데 이름이 나오지 않은 분과의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글은 아세안 가운데 태국 한 나라를 사례로 골라 품목별로 따졌다. 2023년 WTO 관세 자료에 태국이 한국산에 최저 세율을 주는 근거로 기록된 협정은 AKFTA와 RCEP 두 가지다. 한국과 태국은 양자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따로 협상해 왔지만(2025년 4월 제5차 공식협상), 이 자료에 양자 협정 세율은 없다. RCEP은 15개국이 함께 맺은 협정이라 이번 협상으로 바뀌지 않지만, AKFTA는 한국과 아세안만의 협정이라 이번 개선 협상의 결과가 태국에서 한국산 세율로 바로 이어진다.
같은 자료에서 중국산은 아세안-중국 FTA와 RCEP을, 일본산은 일본과 태국의 양자 협정과 아세안-일본 협정, RCEP을 근거로 최저 세율을 받는다. 일본산은 세 협정 가운데 가장 낮은 세율을 고를 수 있다.
평균으로 보면 한국산은 뒤지지 않는다
한국이 2025년 태국에 수출한 금액은 80억 661만 달러다. 이 수출 바구니에 태국의 2023년 세율을 품목별로 대입해 수출액으로 가중평균하면 한국산 세율은 0.62%다. 같은 품목 구성에 중국산 세율을 대입하면 0.81%, 일본산 세율을 대입하면 0.59%다. 특혜를 전혀 받지 못할 때의 최혜국(MFN) 세율 평균은 4.94%다.
평균만 보면 한국산은 중국산보다 유리하고 일본산과 거의 같다. 문제는 평균 안에 숨은 품목이다. 한국산 세율이 경쟁국보다 높은 품목이 소수여도, 그 품목에 수출이 몰린 기업에는 평균이 의미가 없다.
품목마다 세 나라 세율을 맞대 봤다
태국의 HS 6단위 품목마다 한국산·중국산·일본산에 적용되는 가장 낮은 세율을 구했다. 특혜세율이 없는 품목은 MFN 세율을 썼다. 그다음 중국산과 일본산 가운데 한 나라라도 한국산보다 세율이 낮은 품목을 골라, 그 품목의 한국 수출액을 더했다.
t_나라 = min(그 나라에 적용되는 최저 특혜세율, MFN 세율)
열위 품목 = t_한국 > min(t_중국, t_일본) 인 품목
열위 노출액 = Σ 열위 품목의 2025년 한국 대태국 수출액
추가 부담 = Σ 수출액 × (t_한국 − min(t_중국, t_일본))
한국 수출 3,033개 품목 가운데 158개가 열위 품목이었다. 노출액은 4억 6,317만 달러로 대태국 수출의 5.78%이고, 추가 부담은 연 3,037만 달러다. 세율 자료에 없는 품목 1개(76만 달러, 전체의 0.01%)는 계산에서 뺐다.
한국산이 뒤지는 품목의 상대는 대개 일본산이다
열위 품목 158개를 상대별로 나누면 일본산만 더 낮은 세율을 받는 품목이 80개, 3억 2,446만 달러로 가장 크다. 중국산과 일본산 모두 한국산보다 낮은 품목은 58개, 1억 1,628만 달러다. 중국산만 더 낮은 품목은 20개, 2,244만 달러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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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HS 6단위) | 한국산 (%) | 중국산 (%) | 일본산 (%) |
|---|---|---|---|
| 경유 버스 | 32.0 | 0.0 | 11.0 |
| 전기 승용차 | 36.7 | 0.0 | 18.9 |
| 열연강판 | 5.0 | 5.0 | 0.0 |
| 납축전지 | 5.0 | 5.0 | 0.0 |
| 세탁기 부품 | 5.0 | 5.0 | 0.0 |
| 절연전선 | 7.1 | 1.7 | 0.0 |
일본산과의 격차는 철강과 전기기기에서 두드러진다. 표면 녹을 산으로 씻어 낸(산세) 열연강판 코일(HS 720826, 두께 3~4.75mm)은 한국산과 중국산에 5%가 붙지만 일본산은 0%다. 이 품목의 한국 수출은 4,334만 달러다. 시동용 납축전지(HS 850710, 3,508만 달러)와 세탁기 부품(HS 845090, 2,958만 달러)도 한국산 5%, 일본산 0%다.
중국산과의 격차는 차량에서 가장 크다. 경유 버스(HS 870210)는 중국산이 0%인데 한국산은 32%, 일본산은 11%다. 전기 승용차(HS 870380)는 중국산 0%, 일본산 18.9%, 한국산 36.7%다. 두 품목의 한국 수출은 합쳐서 3,207만 달러에 그치지만, 두 품목이 만드는 추가 부담은 1,066만 달러로 전체 추가 부담의 35.1%다.
반례: 냉연강판에서는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관세를 덜 문다
한국산이 늘 뒤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과만 비교해 보면, 한국산 세율이 더 낮은 품목은 111개로 수출액이 7억 428만 달러다. 한국산이 더 높은 품목(78개, 1억 3,871만 달러)보다 금액으로 5.08배 크다. 가장 큰 품목은 냉연강판이다. 코일 형태 냉연강판 가운데 두께 0.5~1mm(HS 720917)와 1~3mm(HS 720916)는 한국산과 일본산이 0%, 중국산이 4.5%이고, 두 품목의 한국 수출은 2억 5,975만 달러다.
그래서 같은 철강이라도 열연에서는 한국산이 일본산에 밀리고, 냉연에서는 중국산을 앞선다. 협상에서 관세 격차를 다룬다면, 어느 품목의 관세 인하 약속(양허)을 요구할지는 철강 전체가 아니라 HS 6단위 품목별로 골라야 한다. 같은 철강 안에서도 열연은 개선이 필요하고 냉연은 이미 앞서 있기 때문이다.
같은 한국산도 어느 협정으로 들여가느냐에 따라 세율이 갈린다
한국산이 최저 세율을 받는 경로도 품목마다 다르다. AKFTA와 RCEP 세율이 같은 품목이 수출의 27.66%다. AKFTA로만 최저 세율이 나오는 품목은 25.59%이고, RCEP으로만 최저 세율이 나오는 품목은 3.23%다. 나머지 43.51%(34억 8,404만 달러)는 특혜세율 기록이 없는 품목이다. 이 34억 8,404만 달러 가운데 33억 9,725만 달러(97.51%)는 MFN 세율이 이미 0%라 특혜가 필요 없다.
| 최저 세율이 나오는 경로 | 품목 수 | 2025년 수출액 | 비중 |
|---|---|---|---|
| AKFTA·RCEP 세율이 같음 | 1,133개 | 22억 1,461만 달러 | 27.66% |
| AKFTA로만 최저 | 715개 | 20억 4,887만 달러 | 25.59% |
| RCEP으로만 최저 | 38개 | 2억 5,833만 달러 | 3.23% |
| 특혜세율 없음(MFN 적용) | 1,147개 | 34억 8,404만 달러 | 4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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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으로만 최저 세율이 나오는 품목에는 합성수지가 많다. 에틸렌-알파올레핀 공중합체(HS 390140, 5,658만 달러)와 폴리프로필렌(HS 390210, 4,191만 달러)은 RCEP 세율이 0%이고 MFN 세율은 각각 3%, 3.4%다. 이런 품목을 AKFTA 원산지증명서로 들여가면 가장 낮은 세율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AKFTA로만 최저 세율이 나오는 715개 품목은 RCEP 원산지증명서로 바꾸면 세율이 올라갈 수 있다.
수출기업이 지금 할 일 세 가지
첫째, 열위 품목 158개를 태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다음 협상 전에 소속 업종 협회를 통해 품목번호와 세율 격차를 정부에 전달할 수 있다. 보도자료가 꼽은 분야에 관세 인하가 없으니, 업계가 숫자를 내야 논의에 올릴 근거가 생긴다. 어느 업계가 먼저 나설지는 HS 2단위(류)별 추가 부담으로 가늠할 수 있다. 자동차(87류) 1,089만 달러, 전기기기(85류) 653만 달러, 철강(72류) 598만 달러 순이다.
둘째, 합성수지처럼 RCEP으로만 최저 세율이 나오는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다음 선적 전에 어느 협정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금까지 AKFTA 증명서만 발급해 왔다면, 품목별로 RCEP 세율과 대조해 더 낮은 쪽을 쓰도록 바꿔야 한다.
셋째, 열연강판·납축전지·세탁기 부품처럼 일본산만 0%인 품목은 다음 견적 전에 태국 바이어가 치르는 착지 가격(landed price)을 일본산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봐야 한다. 공장도 가격이 같아도 태국 통관 때 한국산에는 일본산에 없는 5% 관세가 붙는다. 이 차이를 수출 가격에서 얼마나 흡수할지 품목별로 정해 두어야 한다.
이 계산의 한계
세율은 WTO 관세 자료의 태국 2023년 값으로, 상대국별 최저 특혜세율(지표 코드 HS_P_0070)과 MFN 세율(HS_A_0010)을 썼다. 각 HS 6단위 아래 태국이 따로 정한 세부 품목의 세율을 단순평균한 값이라, 같은 6단위 안에서도 실제 신고 품목에 따라 세율이 다를 수 있다. 종량세처럼 가격 비율로 표시되지 않은 세율은 빠졌다. RCEP은 해마다 세율을 낮추는 품목이 있어 2026년 현재 세율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수출액은 UN Comtrade에 한국이 신고한 2025년 금액이다. 세율 연도(2023)와 수출 연도(2025)가 다르고, 한국 쪽 수출 신고와 태국 쪽 수입 신고는 운임·보험료 포함 여부와 선적 시점 차이로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혜세율은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증명서를 갖춘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실제로 한국 기업이 그 세율을 받았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다. 조회 시점은 2026년 9월 30일이다.
같은 방식으로 FTA 세율 격차를 계산한 EU-인도 FTA와 한국의 인도 CEPA 우위도 참고할 수 있다.
HS코드와 목표 시장을 넣으면 같은 계산을 코링커에서 돌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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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WTO Timeseries API — HS_P_0070(최저 특혜세율, HS 6단위)·HS_A_0010(MFN 단순평균), 태국 2023, 상대국 한국·중국·일본 · World Trade Organization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WTO 데이터 이용약관 — 출처 표기pc=all 로 HS6 전 품목 수집, TextValue(최저 세율 근거 제도) 포함. 발행 데이터셋은 HS2 로 집계
- 2.UN Comtrade — 한국 신고 대태국 수출, HS 6단위 전 품목, 2025년 · United Nations Statistics Division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 — 출처 표기3,034개 HS6, 발행 데이터셋은 HS2 집계
- 3.산업통상부 보도자료,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제2차 공식 협상 개최 (2026-09-28, 통상협정이행과) · 산업통상부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공공누리9.28~10.1 싱가포르, 13개 분과, RCEP보다 높은 수준 규범 목표, 관세 인하 언급 없음
- 4.WTO Tariff & Trade Data — 지표 정의(HS_P_0070 Lowest preferential tariff, HS_A_0010 HS MFN simple average) · World Trade Organization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WTO 데이터 이용약관indicators 엔드포인트 조회
- 5.UN Comtrade HS 분류 참조표 — 본문 품목명 10개(720826·720916·720917·850710·845090·854449·870210·870380·390140·390210) 대조 · United Nations Statistics Division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UN Comtrade 이용약관evidence/comtrade-HS-reference.json 에 저장
- 6.대한민국 정책브리핑(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전재), 한-태국 경제동반자협정(EPA) 제5차 공식협상 개최(4.22~25, 방콕)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2026년 9월 30일 조회라이선스: 공공누리 제1유형한-태국 양자 EPA 협상 진행 확인(2025-04-22 게재). 본문은 첨부파일, 제목·일자만 인용
표지 사진 Morteza Mohammadi · Unsplash
계산 방식과 데이터 처리 규칙은 방법론에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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